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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PU와 작별한 애플
6월 22일 WWDC(세계 개발자 회의) 2020에서 애플의 CEO 팀 쿡은, 맥 시리즈에 인텔 CPU 대신 자체 생산한 '애플 실리콘'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애플 실리콘'은 스마트폰의 저전력, 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ARM칩의 맥 버전으로,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사이의 앱 호환을 자유롭게 만들어 애플의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호환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맥의 새로운 CPU 외에 'Big sur'란 운영체제도 공개했는데, 기존 인텔 프로세서용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로제타2'를 탑재하였다고 한다. 아마도 애뮬레이터 형식으로 돌리는 것이라 애플 실리콘에 맞춤 제작된 앱만큼 원할하게는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
2020.07.01 -
역병 의사 (plaque doctor)
14세기 부터 18세기까지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약 30%가 사망했다고 한다. 피부가 검게 변하며 죽어가는 증상 때문에 흑사병(black death)으로 불리우게 된 이병은, 림프절 부종, 폐렴, 폐부종, 패혈증 등을 일으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게 된다. 1894년 프랑스 세균학자 알렉상드르 예르생이 처음으로 흑사병의 원인균인 페스트 균(Yersinia pestis)을 발견하고, 설치류에 기생하는 쥐벼룩을 통해서 인간에게 전파됨을 밝히게 되었다. 현재에는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완치 가능한 질병이지만, 흑사병의 치료는 고사하고 원인 조차 알지 못한채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던 당시에는 유럽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공포를 가져다줬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인구 감소 외에도, 흑사병은 유럽 사회에 ..
2020.06.30 -
주치의 제도의 양면성
대한민국의 건강보험과 의료제도를 외국에서 연구할 때 많이 놀라는 것들로는, 다른 국가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뛰어난 의료 접근성과 저렴한 비용 등이 있다. 이런 요소들 외에도, 대한민국의 환자들은 왜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을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는지 궁금해한다. 전체 국민이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는데, 환자를 위한 의료기관의 선택이 어떤 기준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라는 부분, 즉 '주치의의 부재'라는 특징은 외국의 보건의료 연구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 한 인간의 생애주기 상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 하는 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정된 의사로 부터 일관성 있는 진료를 받아야하고, 좀 더 고도화된 검사와 치료, 장기적인 돌봄 서비스가 필요..
2020.06.27 -
뇌 예비력과 인지 예비력(brain reserve and cognitive reserve)
1980년대 미국에서 시행된 Snowdon의 수녀 연구(the Nun Study)에서는 678명의 수녀들이 자발적으로 사후 자신의 뇌를 기증하였는데, 101세까지 생존하였던 '메리' 수녀의 뇌는 많은 연구자들을 놀라게 했다. 메리 수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우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분이셨지만, 부검을 해봤더니 대뇌에서 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소견인 신경섬유매듭(neurofibrillary tangle)과 노인판(senile plague)이 다량으로 발견된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질병이나 상해로 인한 뇌의 손상 정도가 임상 증상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뇌의 크기, 뉴런 시냅스의 수, 가지돌기의 분지 형성 정도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측..
2020.06.26 -
아이들과 자전거타기
상계역에서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빌려타봤다. 어른 1명과 초등학생 아이 2명이 빌리는데 1천원.. 중랑구 장미광장까지 왕복했고 거리는 약 12km, 시간은 휴식시간 포함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됐다. 위 캡쳐화면은 갤럭시워치 액티브2로 자전거타기 트랙킹이 돼서 가져온 것이다. 둘째는 팔 깁스를 풀고 재활 중이다. 아직 익숙치 않아서 처음엔 넘어질 뻔 한 적이 많았지만, 아이들은 금방 적응함.. 자전거를 탄 탄현천~중랑천 코스는 우리 말고도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았다. 오랜만에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였다.
2020.06.25 -
이타노 서커스
youtu.be/MJPvG7G4jfo 전성기의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스토리라인도 인상적이었지만, 로봇과 비행기, 미사일 등의 움직임을 화려하게 연출한 액션씬들이 나를 포함한 소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었다. 위 동영상은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에 대해 설명해주는 '무비팬더'의 영상 중 하나인데, 4분 50초 부터 7분 14초까지 '이타노 서커스'에 대한 설명과 예시 장면들이 잘 나와있어서 가져왔다. 일본의 애니메이터 '이타노 이치로'는 링크한 동영상 썸네일 에서 '그림을 카메라가 찍는다고 생각하고 그려봐라'라는 조언을 듣고 카메라 앵글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메카닉과 이를 쫓는 미사일, 그리고 폭발 장면 연출을 마치 서커스 하듯이 화려하게 만들어서, 소위 를 창시하게 된다. 'A와 B라는..
202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