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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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나무
에는 아담의 후손들, 즉 사도들은 '생명의 열매'를 가지고 있고, 릴리스의 후손, 즉 인간들은 '지혜의 열매'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 있다. 릴리스는 중세의 유대교 문헌에 등장하는데, 아담이 하와(이브)를 만나기 전의 아내라고 한다. 구전과 신화적인 얘기를 살펴보면, 아담과 싸우고 나중에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도록 유혹한 뱀이 릴리스가 변신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아담과 헤어지고 루시퍼와 결혼하여 나은 자손을 퍼뜨렸다는 설도 있다. 여튼 신에 대항하는 악마성을 가진 캐릭터인데, 릴리스에 대해서는 후대의 이야기를 만들기 좋아하는 모사꾼들이 재미있게 각색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릴리스 이야기는 정식 성경에는 채택되지 않았어도, 지금까지 여러 영화, 게임 등에 자주 등장했는지 모르겠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2020.09.10 -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뇌과학
인간의 삶과 죽음을 목격하는 신경과의사인 나에게, 나 자신과 우주의 근원은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다. 우리의 몸은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로부터 만들어진 원자들로 이루어졌고, 우리의 어깨 위에 있는 두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물체이며, 우리는 이 두뇌를 이용하여 우주의 법칙과 자신의 존재 기원을 탐구하고 있으니,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의식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우리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등 아직 풀지 못한 근원적인 질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만물을 이해하는 방법인 과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생리학, 생화학, 분자생물학이 세포와 분자 단위에서, 전자기학과 양자역학이 원자와 아원자 단위에서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
2020.09.07 -
의식의 기적
"조급하고 쉽게 흥분하는 생체조직(뇌)에서 어떻게 의식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것은 알라딘이 램프를 문질러 요정을 불러내는 것보다 훨씬 더 신기하다."-토마스 헉슬리(Thomas Huxley) 빅토리아 시대 위대한 생물학자였던 토마스 헉슬리의 궁금함은 신경과학을 공부하는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아직 우리 인류는 '의식의 비밀'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지난 주에 포스팅한 과학을 바라보는 두가지 철학 사조, 즉 코페르니쿠스 원리와 인류 원리 사이의 열띤 논쟁은, 인간의 의식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으로도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전 포스트) https://beomdoc.tistory.com/118?category=837107코페르니쿠스 원리와 인류 원리과학은 블랙홀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멀리 떨어진 행성을 탐..
2020.08.28 -
코페르니쿠스 원리와 인류 원리
과학은 블랙홀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멀리 떨어진 행성을 탐사하면서 '코페르니쿠스 원리(Copernican principle)'와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라는 두 가지 철학을 탄생시켰다. 코페르니쿠스 원리는 400여년 전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측하면서 탄생했다. 이 원리에 의하면 한때 우주의 중심으로 여겨졌던 지구는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때마다 변방으로 밀려났고, 이에 따라 인간도 우주에서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존재가 되었으며, 지난 수천 년 동안 명맥을 유지해오던 온갖 신화와 철학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었다. 갈릴레오는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다가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로부터 약 300년 후, 천문학자들은 우리의 태양계가 우리 은하(milky..
2020.08.21 -
무어의 법칙
무어의 법칙(Moore`s law)는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1965년에 발표한 내용으로서,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 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다시 말하면 컴퓨터의 성능이 일정 시기마다 배가하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이다. 무어의 법칙은 조만간 AI의 성능이 인간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물론 이 법칙은 하나의 현상일 뿐 근본적인 법칙이 아니므로 무작정 믿을 수는 없다. 게다가 무어의 법칙을 미래에 적용하다 보면 큰 장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바로 '양자역학'이라는 걸림돌이다. 현재 반도체 공정의 핵심기술은 손톱만한 칩 안에 얼마나 많은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새겨 넣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데, 이 숫자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2019년 삼성전자가 ..
2020.08.14 -
결정론과 자유의지에 대해서
생명체에서 마음의 활동, 즉 자의식적이거나 또는 마음의 다른 작용에 해당하는 시공간적 사건들은 엄격하지는 않더라도 통계학적으로 결정론적이다. '양자론적 불확정성'은 아마도 감수분열, 자연변이 그리고 X선에 의한 돌연변이 등과 같은 사건들에서 그것들의 우연적인 특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생물학적인 다른 문제, 즉 '유기체는 스스로의 구조를 파괴하려는 경향에 대해 어떻게 저항하는가?', '유기체의 유전물질은 어떻게 불변인 채로 유지되는가?', '이 유전 물질은 어떻게 그리도 충실하게 그 자체를 재생산해낼 수 있을까?' 등의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순수한 기계라고 선언하는 것'은 직접적인 자기 성찰에 의해 보장되는 자유의지에 모순되는 것으로 여겨지더라도, 일단 사실이라고 간주해보자. ..
202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