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3. 15:21ㆍ일상, 관심사
현대인의 일상 생활과 떨어질 수 없게된 스마트폰.
2009년 이었던 것 같다. 아직 한국에는 아이폰이 들어오지 못한 상태에서 옴니아1을 썼던 적이 있었다.
그때 이메일을 좀 많이 쓰게되었는데,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PC를 찾아서 이메일 열어보는 것 보다는, 들고다니는 핸드폰에서 이메일 오면 바로바로 알림을 받아서 확인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당시 모바일데이터, wifi가 지원되지 않는 핸드폰들은 WIPI를 이용해서 이메일 확인은 가능했지만, 속도는 느리면서 비용은 비싼 최악의 상황이었다. 인터넷 기사들을 찾아보니 미국을 비롯한 '아이폰'으로 내가 원하는 기능들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대한민국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전지전능'이라는 카피라이트를 가진 '옴니아'를 찾게 되었고, 이정도면 아이폰 없이도 써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매를 하게되었다.
물론 이메일 확인, 인터넷 검색 등이 가능은 했다. 다만 너무 느리고 버벅이고 발열이 심해 문제였을 뿐이다 ㅠㅠ
구매 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윈도우 모바일'OS는 아이폰의 'iOS'와는 비교할 수 없는 쓰레기였고, 나는 그냥 '윈도우'라는 이름에 낚인 베타테스터였다.
그래도 옴니아 카페에는 열정적인 베타테스터들이 많았고 거기서 올려주는 팁들을 이용하면, 탈옥을 해서 아이폰처럼 UI를 바꿔볼 수도 있었고, 여러가지 앱들도 깔아서 사용해보고(윈도우모바일 앱스토어가 없어서 PC로 여기저기 다운받아서 옴니아로 옮겨서 씀 ㄷㄷ), 당시에는 잘 몰랐던 '페이스북'이라는 사이트도 접속할 수 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페이스북apk를 올려준 카페 회원이 "이건 이메일 기반으로 서로 소식, 사진 같은 걸 올리고 소통하는 기능이 있는 것 같아요"였다. 시간이 흘러서 페이스북이 뭔지 알게되었지만, 옴니아로 페이스북을 접속하면 너무 느려지고 핸드폰에 열이 너무너무 많이 나서 계속 볼 수가 없었다..ㅠㅠ
그러다가 한국에도 아이폰이 정식 출시 되었고, 나는 '아이폰4S'로 제대로 된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고, 그렇게 윈도우 모바일을 알려준 옴니아와는 헤어지게 되었다.
아이폰4를 사용하면서, 정말 충격이었다. 원래 스마트폰이 이렇게 빠릿빠릿하게 동작이 가능했던 건가? 삼성에서 광고하는 옴니아 스펙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이게 'iOS'의 힘인가? 옴니아의 가압식 터치가 아닌 정전식 터치를 이용한 멀티터치 기능은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러운거야?
화면을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했는데, 너무 색감이 좋고 선명해서 계속 멍하니 보고만 있었던 기억도 난다.
삼성은 '최고'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는지, 나오는 제품마다 '(전지전능) 옴니아', '(우주 최강) 갤럭시'.. 이런 명칭을 썼던 것에 반해, 애플은 '(누구나 쓸 수 있는) iphone', '레티나(망막)', '사파리'.. 같은 생물을 표방하고 감성적인 명칭을 많이 썼다는 차이점도 있었다.
누구나 기대감을 가지고 보는 스티브잡스의 키노트 프리젠테이션, 아이폰 뒤의 사과 마크 등은, 아무리 비싼 가격이고 말도 안되는 AS 정책이 있어도 용서해줄 수 밖에 없는 팬들을 늘리기에 충분했고, 나도 그 중에 한명이었다.
아이폰의 한국 출시로, 삼성은 윈도우모바일OS를 버리고 '안드로이드OS'의 '갤럭시'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의 아성을 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었고, 허접해보이는 안드로이드OS가 iOS를 상대로 점유율을 늘려나갈 수 있을지 정말 막막해 보였다.
그런데 그 당시에도 결국엔 안드로이드OS가 iOS의 점유율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는데 진짜로 실현되었다.(2019년 안드로이드OS의 점유율은 75%)
그러던 말던, '아이패드' 태블릿도 미국 사는 친구가 선물로 주고, 수많은 앱들을 경험하면서 나는 점점 더 애플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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