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G80(RG3) 디자인 리뷰

2020. 4. 15. 13:35일상, 관심사

출처 : 현대자동차

한국 고급자동차 생산의 문을 연 제네시스의 대표 모델 G80은 세대를 거듭할 수록 디자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 분투하고 있다.

 

신형 G80은 이전 모델에 비해 폭은 35mm가 늘었고, 높이는 15mm가 낮아져서, 바닥에 좀 더 깔리는 듯하게 매우 스포티한 모양을 만들고 있다.

 

이전에 비해 젊어진 외관이 돋보이고 구매 연령대도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출처 : 현대 자동차

사이드 뷰를 보면, 헤드 램프와 리어램프의 위치가 바퀴의 높이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전작에 비해 많이 내려왔다.

 

그리고 사이드 미러의 리피터가 앞바퀴 휀더로 내림으로써, 헤드렘프와 리어램프의 위치와 동일한 선으로 연결된다.

 

파라볼릭 라인도 뒤로 갈 수록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으로 전체적으로 낮아진 모습이 강조되었다.

 

뒷문의 파팅라인은 뒷바퀴 앞에서 나눠지던 것을 뒷바퀴와 겹치도록 만들었고,

 

바닥의 크롬라인은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만 국한되어 있던 것을 앞 범퍼와 뒷 범퍼까지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낮아졌을 뿐 아니라 길어지게 보이는 디자인이다.

 

휠 크기도 20인치까지 선택할 수 있어, 보다 스포티한 비율과 자세가 완성되었다.

 

특히 휀더의 볼륨이 얇아져서, 근육이 우람하고 울퉁불퉁하다기 보다는, 꼭 맞는 슈트를 잘 차려입은 배우 권상우 같은 느낌이다.

 

출처 : 현대 자동차

프론트에서 가장 큰 변화는 램프가 좌우에 각각 2개씩 4래로 나뉘어진 것과, 두개의 가로 DRL이 사이드와 리어 램프와 연결되게 만들어져 신형 G80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헤드램프를 작고 얇게 만듦으로써, 같은 광량을 유지하면서 작고 섬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기술력을 뽐내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릴은 전작에 비해 더 커졌지만, 테두리를 강조하기 보다는 제네시스 앰블램의 오각형 이미지를 그릴 모양으로 은근히 표현하는 것 같다. 특히 안쪽 그릴은 그물 모양, 메쉬 타입이라, 네 개의 헤드램프가 더욱 돋보이게 되었다.

 

보닛의 파팅 라인도 그릴에 맞닿게 만들어져, 단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판형 제작 기술이 더 발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출처 : 현대 자동차

리어 뷰에서도, 프론트와 사이드의 2개의 램프 라인이 연결되어 다시 제네시스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4개의 쿼드램프로 귀결된다.

 

특히 전작에서는 램프가 몸통에 따로 붙여진 느낌이 강했다면, 신형에서는 헤드램프를 몸통 자체에 흡수된 깔끔한 면으로 구성하고, 램프의 경계선만 색연필로 그린 느낌이다.

 

전작의 제네시스 앰블럼 대신 활자로 GENESIS가 들어가고, 제네시스 앰블램은 트렁크 상단에 길죽한 크롬으로 형상화되었으며, 혹시나 놓치신 분들을 위해 양측 아래의 머플러를 오각형으로 만들어주는 꼼꼼함을 잊지 않았다.

 

현대 기아의 많은 세단들이 스포츠백 스타일을 많이 추구했지만, 엉덩이가 기대했던 것 보다 뚱뚱하고 못생겨 보인다는 비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형 G80에서는 트렁크 뒷면을 오목하게 만들어 좀 더 날렵하고 가벼워 모습으로 스포츠백의 뒷부분을 잘 완성 시켰다.

 

출처 : 현대 자동차

팰리세이드와 G80에서 부터 현대 자동차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여백의 미'라는 한국적 디자인의 키포인트를 자동차 내부에 녹여낼려고 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과거에는 어떻게든 고급스럽게 보이게 하기 위해, 좀 더 최첨단 장치와 버튼들을 한정된 공간에 어떻게든 넣으려고 했으며, 고급 소재를 적절하게 배치하지 못해서 생뚱 맞은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헤치지 않는 한국 고전 건축물, 큰 화폭을 꽉 채우지 않는 한국화 처럼 최대한 '여백의 미'를 살리는 방향성을 잡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송풍구 디자인이 인상적인데, 대쉬 보드에 길고 얇게 배치되어 있는 듯 없는 듯하다.

 

shift by wire 형식의 트랜스미션을 적극 활용하여 거추장스러운 기어 손잡이를 없애고 다이얼로 빈 공간을 더욱 확보했고, 버튼 수도 최대한 적게 배치하면서도 기능의 직관성은 잃지 않는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둥그런 스티어링 휠 디자인과 운전석과 조수석을 감싸는 듯한 디자인, 고급스러운 소재들의 적절한 사용은 내부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해준다.

 

이 일관성을 헤칠 수 있는 삼각형의 비상등 스위치는, 우드 패널의 한가운데를 볼록하게 다듬은 곳에 배치함으로써, 시각적으로는 눈에 잘 띄지 않더라도, 손의 촉감으로 바로 찾아낼 수 있는 스마트한 디자인이다.

 

좋은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 안전을 놓치지 않은 부분은 비상등 스위치 뿐만이 아니다.

 

A필러는 얇아지고, 사이드 미러를 좀더 운전자에게 가깝게 당기면서 남는 공간은 쿼터 글라스로 처리하여 더 넓은 시각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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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신형 G80의 내외관 디자인을 리뷰했다.

 

사실 전기차, 자율 주행, 공유차로 이어지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방향에 G80 같은 화려한 내연기관의 자동차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팬데믹 유행으로 개인 소유의 자동차 시대는 연장되었고, 전통적인 내연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래 자동차 산업으로 넘어가기 전에 캐쉬카우를 좀 더 활용할 수 있고, R&D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되었다.

 

언제나 발전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잃지 않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던 현대 자동차가 앞으로도 혁신을 이어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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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익명의 자동차 디자이너가 기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