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23. 17:58ㆍ커뮤니티, 병원, 요양원
https://beomdoc.tistory.com/m/114
이전 포스트에서 고독사의 현황과 관련법 제정, '응급안전 알림 서비스'의 문제점에 대해 정리했다.
고독사는 죽음 전 고독한 삶의 결과이다. 고독사 현장에는 낙서를 해 놓거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심정을 토로하는 흔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년 남성의 고독사는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 봉지가 쌓여 있거나 술병이 쌓여 있는 등 전형적이고 공통된 모습이 있다. 이는 생전에 이들이 주위와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고립된 생활을 했음을 대변한다.
또한 고독사는 무너져 버린 사회 공동체의 반영이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을 당할 때 감정적으로 함께 했던 가족, 마을, 씨족 등의 공동체는 이미 해체되어버렸다. 주위 사람들로 부터 고립되어 연결이 끊어진 '무연(無緣)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고독사는 공동체의 균열을 보여주는 상징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6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시민들이 서로를 지지하는 네트워크의 질을 측정하는 '공동체' 부문에서 끝에서 두 번째인 37위를 차지했다. 또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나 지인이 있다는 응답률에서는 최하위로 한국인 4명 중 1명은 도움을 청할 곳 없이 고독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통적인 사회공동체가 많이 와해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고독사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해외에서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찾아봤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4580.html
일본은 한국의 기초자치단체(시·군·구)에 해당하는 시·정·촌을 위주로 고립사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안심생활창조사업’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지역 주민이나 신문배달·택배업자 등이 독거노인을 비롯해 고립사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보호하는 방식이다. 대상자 명부를 작성해 지도로 만들어 공유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과 사업자들의 상담이나 신고를 받는 센터도 운영한다.이런 ‘관리’ 위주의 방식은 대상자들의 거부감을 유발하기 쉬운데, 일본은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두고 있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일본에서는 아침마다 자석을 현관문에 붙이게 하고 자석이 문에 없으면 집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거나 커피포트 등 전자제품의 가동 상황을 원격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싶어하지 않는 일본인의 특성을 고려한 유용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중 노인층 비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현저히 높은 프랑스도 일찍 대책을 마련한 편이다. 프랑스는 국가적 차원의 활동단체(모나리자·Monalisa)를 조직한 뒤 이 단체를 통해 독거노인을 정기방문하거나 사회관계를 증진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독거노인들과 주거가 불안정한 대학생들이 동거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코로카시옹’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노인클럽을 활성화해 무연고 사망을 예방하고 고독사 확률이 가장 높은 독거노인들의 사회적 단절을 정책적으로 막고자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는 ‘독거노인 입양’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웹사이트에 등록된 시민들이 독거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신적인 교류뿐 아니라 서로 물리적인 교류를 하며 같은 지역민으로서 상생할 수 있는 제도다.
이밖에 덴마크의 ‘코하우징’, 일본의 ‘컬렉티브 하우스’ 같은 주거공동체도 고립사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다. 주방, 식당, 세탁실 등 공간을 함께 쓰며 일상적인 가사를 이웃과 나누면서도 사생활은 존중받을 수 있는 주거 형태다. 송 연구위원은 “지역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코하우징이나 컬렉티브 하우스처럼 공간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본문 발췌>
https://news.joins.com/article/22888561
영국은 고독사 자체가 아닌 외로움을 국가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다. 올 1월부터 체육시민사회부 장관이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 )’을 겸직하게 했다. 외로움 담당 장관 주도로 영국 통계청은 ‘외로움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외로움 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의 이런 움직임은 유럽 각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덜란드 공공보건부는 지난 3월 외로운 노인을 위해 2600만유로(약 33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노인의 54%가 외로움을, 11%가 심각한 외로움을 호소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독일에서도 보건당국 내에 외로움 대책을 총괄할 책임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사 본문 발췌>
두개의 기사에 나와있는 대책들은 주로 노인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다소 억지로 이어주려는 시도가 다분하여 대상자들의 거부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최근 나타나는 대한민국 고독사의 특징은 취업난 등으로 사회적 경력이 단절돼 고립감을 느끼는 중장년층이 고독사 위험군으로 떠오르고 있어 좀 더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고독사에 대한 대책은 주로 노인에게 맞춰져 있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매년 65세 이상 독거노인을 전수 조사해 자치구 차원에서 돌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인의 고독사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다. 중장년들은 지금까지 사회를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로만 인식되어 졌을 뿐 보호의 대상으로는 인식되지 못했다. 이로인해 중장년층은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고 이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거의 없어, 복지정책의 사각지대가 되었다.
그래도 다행히 중장년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서울 양천구는 50대 독거남 고독사 예방 프로젝트 "나비남(非男)"을 시작했다. 나비(非)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의미이며 50대 독거남의 사회적 고립과 개인의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지원 프로젝트라고 한다. 2017년 2월 양천구 거주 50대 남성 1인 가구, 6800여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위기의 50대 독거남을 발굴하고, 32개 민·관 기관으로 구성된 지원협의체가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며, 공동체로의 복귀를 목표로 한다. 그리고 50대 도거남 복합 전용공간인 '재도전지원센터'를 통하여 일자리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고독사 가족을 지원한다.
부산 남구에서는 중장년층 고독사 예방 특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고독사 예방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40~64세의 중장년층 주거취약지에 대해 2017년 11월 부터 7개 특화사업을 실시했다. 관내 복지관 3개소 사례관리팀과 연계해서 '당신의 얘기를 들어드립니다.' 도움 요청 핫라인을 설치하고, 스티커 등 홍보물 2만개를 제작해 슈퍼마켓에서 라면, 술을 장기적으로 구입하는 중장년에게 전달하고, 여인숙, 쪽방, 고시원 등 주거 취약지에 부착하고 배부하고 있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중장년층의 사회적 고립에는 무엇보다도 일자리, 실직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위한 사업에 좀 더 집중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http://www.1conom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214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독사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면밀한 실태 파악과 생애주기별 맞춤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고독사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실직, 빈곤 부분과 관련한 생애주기별 1인 가구 대책이다.
정부는 청년(20~30대)층에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지원규모 확대(+5만명), 취업성공패키지 확대(+5만명)등을 추진한다. 청년 구직활동지원금과 취업성공패키지를 중단기간 없이 상호 연속적으로 활용가능하도록 시스템개선도 강화한다.
신중년(40~50대)층에는 재취업 지원 등 인생3모작 기반을 마련한다. '신중년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지원 직무 범위 확대' 등을 통해 50세 이상 중장년 실업자의 재취업을 지원한다. 신중년적합직무는 인사·노무 전문가, 손해사정사, 생명과학연구원, 간호사, 화물차 운전원 등 213개 직무다.
아울러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고용센터 재취업지원서비스 이용을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경우 워라밸일자리장려금을 지원한다. 신중년특화과정과 중장년취업과정을 중장기적으로 통합해 취업 지원을 위한 훈련과정을 효율화한다.
노인(60대 이상)층에는 노인일자리 확대로 연간 채용목표 달성 및 노인일자리 지침 한시적 개정을 통한 신속한 사업재개를 추진한다. 지자체별 방역상황 등을 고려해 노인일자리 채용규모(연내 74만명 계획)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노인일자리 지침은 기존 활동시간 연장 및 일자리 쿠폰 지급을 통한 소비여력 재고 및 소득 지원 강화다.
사회적 고립의 1차적 문제인 일자리 문제에 집중한 대책으로 실효성이 기대된다.
<기사 본문 발췌>
이상으로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국내외의 사례들을 정리했다. 고독사 위험에 가장 노출되어 있는 중장년층을 포함하여 전 생애주기에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고독사 예방조례를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정밀한 정책을 수립하기를 기대한다.
(출처)
고양시정연구원 이슈브리프 제5호 <1인 가구·고독사 증가와 대응> 문정화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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