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4. 12:40ㆍ과학
무어의 법칙(Moore`s law)는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1965년에 발표한 내용으로서,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 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다시 말하면 컴퓨터의 성능이 일정 시기마다 배가하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이다.
무어의 법칙은 조만간 AI의 성능이 인간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물론 이 법칙은 하나의 현상일 뿐 근본적인 법칙이 아니므로 무작정 믿을 수는 없다. 게다가 무어의 법칙을 미래에 적용하다 보면 큰 장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바로 '양자역학'이라는 걸림돌이다.
현재 반도체 공정의 핵심기술은 손톱만한 칩 안에 얼마나 많은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새겨 넣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데, 이 숫자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2019년 삼성전자가 5nm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를 완성하였고, 이는 원자크기의 약 50배 정도의 크기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작은 스케일로 줄어들게 되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입자의 위치가 정확하게 결정되지 않으므로, 전자가 도선 밖으로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즉, 도선이 합선돼버려 열이 발생하고 회로를 망가뜨린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칩을 2차원이나 3차원으로 확장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다행히 낸드플래시메모리가 적층기술을 적용해서 아직 발전 중이지만, CPU에 있어서는 적층기술을 사용하더라도 발열 문제로 인해 성능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실리콘 대신, 산화갈륨, 텔루륨를 사용하거나 그래핀 등 탄소 기반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전자 회로 대신 광자를 이용한 광학 컴퓨터, 2진법 대신 4진법회로를 사용하는 DNA 메모리도 연구 중이다.
현재로서는 3D 수직적층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서 당분간 무어의 법칙은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회로소자 크기의 축소는 양자역학의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는 인간의 두뇌를 '역설계'하고자 현재의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이용하고자 했던 계획에서, 양자컴퓨터와 같은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미 생물체는 양자현상을 생명 유지에 사용해왔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인간의 두뇌를 역설계한다는 것은 인공 생물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간단한 연산과 정보저장이 가능한 박테리아 양자컴퓨터를 상상해보자.
(출처)
<마음의 미래> 미치오 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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