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6. 14:47ㆍ과학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외부 활동과 운동량이 줄어들고 먹기만 하면서 살이 찐 사람을 바이러스 확진자에 빗대어 ‘확찐자’라고 부르는 우스개 표현이 생겨났다. 필자도 외부 모임이 모두 중단되고 ‘집콕’ 생활을 주로 하면서 6개월 만에 체중이 약 5kg 정도 늘어나 ‘확찐자’ 대열에 합류했고, 얼마 전 받은 건강 검진에서 고지혈증과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살이 찐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운동량 부족과 고열량 음식의 섭취가 코로나19 시기의 체중 증가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는, 운동과 식습관 변화가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로 인해 동반된 심한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 때문일 수 있다. 미국의 페닝턴 생체의학연구소(Pennington Biomedical Research Center)에서 세계 각국의 7753명에게 코로나19 시기에 실시한 외출 제한 명령(stay-at-home order)의 전후로 식습관과 신체 활동, 정신 건강의 변화에 대한 설문 조사를 연구·분석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본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불안 지수가 이전에 비해 거의 두 배로 커졌고, 이중 20%는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많은 응답자들에서 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식탐이 늘었으며, 당분이 높은 음식의 섭취량이 많아졌다. 일부 직접 음식을 요리하거나, 건강한 음식을 먹는 등 식습관을 개선하여 몸무게가 줄어든 사람들도 있었지만, 전체 응답자의 27%, 특히 코로나19 이전 비만으로 분류된 사람의 33%에서 체중이 늘었다고 한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불안감과 에너지 섭취, 식탐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고, 이는 비만인 사람들에게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트레스에 대해 폭식으로 대처하는 행동양식은 이전의 다른 연구들에서도 수차례 밝혀졌던 것과 같이, 코로나19 이후에 ‘확찐자’가 많아진 원인이 스트레스와 감정 상태에 기인함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비만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뇌졸중, 관절염 등 많은 질환들의 위험 원인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한 후에 비만을 방지하고 치료해야 하는 이유가 더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비만인 사람들이 정상 체중인 사람들에 비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현저히 높음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는 비만에 대해 더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격리 생활로 인해 체중 관리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제한된 등교로 균형 잡힌 급식을 못 먹는 어린이·청소년들과 격리 생활 중인 성인들은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에 노출되기 쉽고, 운동 시설마저 이용이 불가능하여 충분한 운동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할 수 있는 행동을 시작해보자.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고, 어쩔 수 없이 배달을 시킬 때에는 고열량의 정크 푸드 보다는 건강 식단을 주문해보자. 집에서 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이나 간단한 도구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사람들이 많지 않은 넓은 공원에서 걷기, 달리기, 자전거를 실천해보자. 그리고 우울하다고 술을 마시는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음주량이 늘어나 알콜 의존성을 키울 수 있으니 주의하자. 3개월 전 건강검진에서 경고를 받았던 필자도 위의 방법대로 실천한 결과 다시 이전 체중을 찾아가고 있다.
*이데일리의 아래 기사에 자문한 글을 업로드하였습니다.
n.news.naver.com/article/018/000487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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