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년 전 지구의 둘레를 잰 방법(feat. 에라토스테네스)

2020. 3. 27. 13:21과학

기원 전 3세기,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는 에라토스테네스(BC274~BC196)라는 수학자이자 천문학자가 있었다.

 

이 양반은 역사학자, 지리학자, 철학자, 시인이자 연극 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천문학(astronomy)>, <고통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pain)>등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고대에 가장 큰 도서관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관장이기도 했는데, 어느 날 파피루스 책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게된다.

 

"남쪽 변방인 시에네 지방에서는 6월 21일 정오에 수직으로 꽂은 막대기가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다. 그때 깊은 우물 속 수면 위로 태양이 비춰 보인다." (즉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 있다는 뜻)

 

보통 사람 같으면 그냥 쉽게 지나쳐 버릴 관측 내용이지만, 에라토스테네스는 달랐다.

 

그는 시에네에서 북쪽으로 멀리 떨어진 알렉산드리아에서 같은 6월 21일에 수직 막대기의 그림자가 생기는지 관찰했다.

 

결과는 '그림자가 생겼다.'

 

지구가 평평하다면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의 같은 시각 두 막대기의 그림자가 같이 없어지거나, 길이가 같은 그림자가 생겼어야 하는데, 이는 지구의 표면이 곡면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미 그리스인들은 지역에 따라 북극성의 높이가 다른 사실 등을 근거로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가 구면이라는 가정을 쉽게 세울 수 있었고, 다음과 같은 그림을 이용하여, 지구 둘레의 길이(크기)를 구했다고 한다.

 

출처: <코스모스>, 칼 세이건

 

그림자 길이의 차이로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는 지구 표면을 따라 7도 정도(360도의 약 50분의 1)이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사람을 시켜 시에네까지 걸어가게 한 다음 그 거리를 보폭으로 대략 800km라는 것을 알았고, 지구의 둘레는 이것의 50배, 약 4만 km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과 같은 관측 기계나 인공위성, 컴퓨터도 없이, 막대기와 인간의 관찰과 논리 만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의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 사람이 된 것이다.

 

그리고 에라토스테네스가 위대한 발견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라는 지식의 보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기원전 3세기에 건립되어 로마가 이집트를 점령한 기원전 30년까지 지식과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했지만, 로마와 카톨릭 교회의 침략과 무슬림의 점령으로 소장된 파피루스 책들이 불타고, 도서관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인류의 소중한 지식과 정보가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에게 제한적인 형태로만 제공되었기 때문에, 시간이나 정치,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그 내용이 없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이 있어, 언제든지 누구나 찾아보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지식의 보고에 들어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는 15년 전 전공의 수련을 처음 받을 때, 선배들에게 물려 받은 출처가 불분명한 족보수첩과 구전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4년차가 됐을 때에는 업데이트 되지 않은 지식을 후배에게 가르쳐 주면, 이 친구들이 인터넷으로 금방 팩트 체크를 해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서 스마트폰과 구글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니, 지식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선배로서의 권위를 내세우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의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주는 시대가 아니다.

 

환자, 아니면 그 가족 중 디바이스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한 분이라면 언제든지 의사의 의견에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의사로서 권위가 무너졌으니 이를 안타까워하는게 아니라, 새로운 정보나 의견에 대해 열린 자세로 같이 찾아보고 연구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reference

1.<코스모스> 칼 세이건

2. 위키피디아 검색 : 에라토스테네스https://ko.wikipedia.org/wiki/%EC%97%90%EB%9D%BC%ED%86%A0%EC%8A%A4%ED%85%8C%EB%84%A4%EC%8A%A4

 

에라토스테네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에라토스테네스(Ερατοσθένης, 기원전 274년 ~ 기원전 196년)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다. 헬레니즘 시대 이집트에서 활약했으며, 문헌학 및 지리학을 비롯해 헬레니즘 시대 학문 다방면에 걸쳐 업적을 남겼지만, 특히 수학과 천문학의 분야에서 후세에 남는 큰 업적을 남겼다. 지구의 크기를 처음으로 계산해 냈으며, 또 소수를 걸러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고안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업적으로 제2

ko.wikipedia.org

3. 위키피디아 검색 :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https://ko.wikipedia.org/wiki/%EC%95%8C%EB%A0%89%EC%82%B0%EB%93%9C%EB%A6%AC%EC%95%84_%EB%8F%84%EC%84%9C%EA%B4%80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던 고대에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도서관이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후원으로 발전했으며, 기원전 3세기 건립된 이후 로마가 이집트를 점령한 기원전 30년까지 지식과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군주 프톨레마이오스 1세 소테르(기원전 323~283년) 혹은 그의 아들 프톨레마이오스 2세(기원전 283~246년) 때 창설된 것으로 보인

ko.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