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30. 11:28ㆍ아이 성장, 스포츠
대한민국은 발전 속도가 빨라서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차이가 크고, 장유유서(長幼有序) 사상이 남아있어서 인지, 세대 간의 솔직한 대화도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나이 든 사람들이 한 때 멋있고 쿨해 보였던 제품이나 문화, 인물들이 젊은 세대에서는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에서는 아버지가 젊었을 적 멋있다고 봤던 머스탱 자동차를 아들 세대에서도 멋있다고 느끼는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아버지가 젊었을 때 멋있다고 구매했던 현대 자동차가 아들 세대에서는 별로 좋아보이지가 않는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문화와 제품들이 높은 수준에 올라왔고, 변화 속도가 과거에 비해서 큰 차이가 없으며, 인터넷으로 과거의 정보를 언제든지 볼 수 있어서인지, 세대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나도 우리 꼬맹이들과 그런 생각의 격차를 줄여보고자 노력 중인데, 그 중에 하나가 재작년에 <슬램덩크> 만화책 전집을 보라고 구해준 것이다.
내가 슬램덩크를 봤던 고등학생 때에는 꽤나 화려하고 정교한 작화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요즘 기준으로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래도 학원 스포츠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 라인과 재미는 역시 명작이 맞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아들놈들이 열심히 읽다가 하루는,
"아빠,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시합에서 처음으로 덩크 성공했어요!"
라고 얘기했을 때, 왠지 모를 뿌듯함이 있었다.
사실 첫째놈은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성질도 부리고, 슬슬 반항기가 생기고 있다. 그래도 열병과 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보내고, 늘 좋은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지금도 심심할 때는 꺼내서 본다고 만화책이 다 너덜너덜해졌는데, 아빠가 구해준 책이 만화책이라도 열심히 읽어주니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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