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2. 16:12ㆍ과학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2105
"케플러의 법칙은 경험법칙이라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알지는 못했다. 거꾸로 케플러의 법칙 덕분에 행성운동을 지배하는 근본법칙을 후대에 알게 되었다. 바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일반물리학을 배우면 시험문제로 흔히 등장하는 게 케플러의 법칙으로부터 (원운동을 가정해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유도하라는 문제이다. 대학원 시절 일반물리학 조교를 하면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채점을 하다보면 아주 기발한 답변도 많이 보게 된다. 어떤 학생은 이 문제에 대해 만유인력의 법칙은 자연의 근본법칙이므로 케플러의 법칙으로부터 유도할 필요 없이 자명하다는 말만 남기기도 했었다." (본문에서 발췌)
지난 포스팅에서 봤듯이, 케플러의 법칙은 튀코 브라헤의 관측 자료를 토대로 귀납주의식으로 얻어낸 경험법칙이라,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당대에는 알지 못했다. 후대에 아이작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밝힘에 따라 케플러의 법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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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은 일생 동안 병약했으며, 스스로를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자식이라 생각했고 걸핏하면 남과 다투었으며 성격이 비사교적인 데다가 죽는 날까지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케플러와 마찬가지로 뉴턴도 그 시대를 풍미하던 미신을 완전히 멀리 하지 못했고 "안에 무엇이 씌어있는지 궁금해서" 점성술 책을 한권 구입했다고 한다. 그 책에 나온 도면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각법을 알아야 했고, 삼각법 이론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지만, 그 책의 기하학적 논의를 따라갈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뉴턴은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 Elements of Geometry>를 구해서 읽기 시작했고, 2년 뒤에는 '미적분학'을 발명했다는.. ㄷㄷㄷ
1666년 23세의 뉴턴이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다닐 때 흑사병이 도는 바람에, 뉴턴은 외딴 고향 마을 울즈소프(Woolsthorpe)에 가서 1년의 세월을 편히 보냈다고 한다. 그 1년 동안에 미분과 적분을 발명했고 빛의 기본 성질을 알아냈으며 만유인력 법칙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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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은 관성의 법칙을 발견했다. 움직이는 물체가 어떤 다른 것의 영향을 받아 가던 길을 벗어나지 않는 한 계속 그 방향을 따라 직선으로 움직이려고 하는 성질을 관성이라 한다.
달도 관성의 법칙을 따르면 달이 도는 궤도의 접선 방향으로 날아가 버려야 겠지만, 어떤 힘이 달을 계속해서 지구 쪽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달은 거의 원에 가까운 궤도를 따라 운동하게 된다. 뉴턴은 이 힘을 중력(gravity)이라고 불렀고, 거리를 두고도 작용하는 힘, 즉 원격 작용이 가능한 힘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케플러의 제3법칙을 이용해서 인력의 세기를 수학적으로 추정했다.
물체가 떨어지는 일, 달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사실은 옛적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현상이 같은 힘, 즉 '중력'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은 뉴턴이었다. 이 중력의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성립하기에 <만유인력의 법칙> 이라고 한다.
'인력의 세기는 두 물체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 한다'는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으로 케플러의 세가지 행성운동 법칙들도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뉴턴은 자신의 저서 <프린키피아(principia)>에서 "나는 이제 세계의 기본 얼개를 선보이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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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에 뉴턴은 영국 왕립학회장, 조폐원장도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본래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뉴턴은 나이를 먹어가며 그 증상이 심해졌고 또 사람 대하기를 점점 더 꺼려했다. 걸핏하면 다른 과학자들과 논쟁을 벌이고, '신경쇠약증'에 걸렸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런 와중에도 뉴턴은 연금술 실험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뉴턴의 이런 증세가 정신병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비소, 수은에 의한 중금속 중독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뉴턴의 행동 양식에 있었다고 한다. 물질 성분을 분석하면서 조금씩 맛봤던 것이 그런 증상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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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은 수학 법칙이 자연 전체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지상에서 적용되는 법칙이 천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며, 인간의 사고방식과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이 서로 공명(共鳴)함을 밝혔다. 오늘날 세계화된 우리의 문명, 우리의 세계관 그리고 현대의 우주 탐험은 전적으로 뉴턴의 예지에 힘입은 것이다.
죽기 바로 전 뉴턴은 이렇게 썼다.
"I do not know what I may appear to the world; but to myself I seem to have been only like a boy, playing on the seashore, and diverting myself, in now and then finding a smoother pebble or a prettier shell than ordinary, while the great ocean of truth lay all undiscovered before me."
(세상이 나를 어떤 눈으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친 나는 어린아이와 같다. 나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더 매끈하게 닦인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아 주우며 놀지만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온전한 미지로 내 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다.)
(출처)
<코스모스> 칼 세이건, 3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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