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양전자와 PET검사(feat. 신세기 에반게리온)

jjjpapa 2020. 5. 30. 00:05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제6화 에피소드에는 제5사도 라미엘을 물리치기 위해 양전자포(포지트론 라이플)를 이용하는, 일명 <야시마 작전>을 다루고 있다.

 

 

제5사도 라미엘
에바 전용 양전자포, 출력이 낮아 자위대에서 개발한 양전자포를 미사토가 징발하게 된다.
일본 전체의 전력을 끌어다 쓴 양전자포를 초호기가 사용하여 라미엘을 물리친다.
양전자포의 강력한 파괴력

 

양전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단어인데 생각이 안나 고민했었는데.. 그렇다. 최근 암, 치매, 퇴행성 뇌질환, 심장 질환 등의 진단에 쓰이는 PET검사였다.

 

PET 검사는 Positron Emission Tomography의 약자로서, 우리말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이다.

 

단순히, 방사성동위원소가 붙은 약물이나 물질(보통은 포도당)을 몸에 주입하여 찾고자 하는 병변의 대사량이 올라간 곳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검사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방출되는 입자가 그 양전자(positron)라니 놀랍다.

 

그렇다면 양전자란 무엇인가?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뤄져있고, 전자는 음극을 띄고있다고 했는데, 양극을 띄고 있는 전자란 뜻인가? 그래서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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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양전자를 이용한 의료 기기의 원리 - 사이언스타임즈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0%98%EB%AC%BC%EC%A7%88%EC%9D%84-%EC%9D%B4%EC%9A%A9%ED%95%9C-%EA%B8%B0%EA%B8%B0-pet-ct/

 

반물질을 이용한 기기 ‘PET-CT’ – Sciencetimes

 

www.sciencetimes.co.kr

우주에는 전자와 질량과 성질이 똑같으면서 양의 전하를 갖는 양전자가 존재한다. 모든 종류의 입자는 이렇게 질량과 성질이 똑같으면서 서로 반대의 전하를 갖는 입자가 존재하는데, 이런 입자를 반입자라고 하고, 반입자로 구성된 물질을 반물질이라고 한다.

 

PET 검사에서 쓰이는 방사성동위원소는 원자의 핵이 불안정하여 방사성 붕괴 과정을 통해 안정한 다른 원소로 바뀐다. 이때 감마선 등의 방사선을 방출하고, 핵 안의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하면서 양전자를 방출하는 <베타플러스 붕괴 과정>을 거친다.

 

방사성동위원소의 핵 안의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하면서 양전자를 방출하는 베타플러스 붕괴 과정. 출처: 윤상석, 사이언스타임즈

 

 

베타플러스 붕괴 과정에서 방출되는 양전자는 주변의 전자와 결합해 소멸한다. 양전자와 전자는 소멸 과정에서 자신들의 질량을 에너지로 바꾸어 각각 511keV의 에너지를 가진 소멸광자 1개씩을 서로 180도의 각도를 이루면서 방출한다.

 

 

양전자와 전자는 결합해 소멸하면서 각각 511keV의 에너지를 가진 소멸광자 1개씩을 서로 180도의 각도를 이루면서 방출한다. 출처: 윤상석, 사이언스타임즈

 

이 소멸 광자는 매우 높은 투과성을 가졌기 때문에 몸속에서 몸 밖으로 쉽게 나올 수 있다. 이 때 PET을 이용하면, 몸 밖으로 나온 511keV의 소멸 광자를 인식하여 몸속의 양전자 방출 동위 원소와 이 동위 원소가 붙은 물질(보통은 포도당)의 분포를 알 수 있게 된다. 암세포에서는 포도당 대사가 올라가는 것 처럼, 특정 질병과 관련된 세포가 대사하는 물질에 따라 각각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여서 PET 검사를 하면, 찾고자 하는 질병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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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첨단 의료기기에도 쓰이는 이 양전자를 처음 알게된 사람은 누구일까?

 

1928년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인 폴 디랙(P. Dirac)은 양자 역학의 기초방정식에 특수상대성이론을 결합하여 디랙 방정식을 만들었는데, 이 방정식에는 음(陰)에너지의 해(解)가 존재한다는 것도 동시에 밝혀졌다. 이를 통해 디랙은 전자와 질량 및 성질이 같으면서 전하가 반대인 새로운 종류의 입자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고 한다.

 

음에너지의 해를 허용하면 전자는 빛을 방출하여 얼마든지 낮은 에너지 상태로 전이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는 불안정해진다.

 

디랙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진공은 모든 음에너지 상태가 전자로 채워져 있는 상태라는 가설을 설정했다. 전자는 동일한 상태에 둘 이상 들어갈 수 없는 페르미-디랙 통계에 따르므로 이 가설에서 전자는 음에너지 상태에서는 전이할 수 없어 안정된다.

 

그런데, 에너지를 밖에서 주고 이 진공의 음에너지 상태의 전자를 양에너지의 전자에 전이시키면 하나의 전자와 하나의 음에너지 상태의 결손이 나온다. 음에너지 상태가 채워진 상태가 진공이므로, 이 결손은 거기에 양의 전하를 가진 입자가 존재하는 것과 같다고 디랙은 생각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과학
에너지를 얻어서 물질과 반물질이 만들어지는 원리.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과학

 

 

이 가설을 디랙의 공공가설(空孔假說)이라 하고, 이 과정을 전자-양전자의 쌍생성, 반대 현상을 쌍소멸이라고 했다.

 

이렇게 디랙이 논리와 사고, 상상력만으로 찾아낸 양전자는, 1932년 미국의 칼 앤더슨이 우주선(cosmic ray) 관측 실험 중에 발견되었다. 우주선이 자기장을 걸어둔 안개 상자 안에서 두께 6mm의 납을 통과하게 하였는데, 전자와 같은 정도로 휘지만 휘는 방향이 반대인 입자, 즉 디랙이 말한 양전자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출처) 양전자(positron) l 과학문화포털 사이언스올

https://www.scienceall.com/%EC%96%91%EC%A0%84%EC%9E%90positron/

양전자(positron) | 과학문화포털 사이언스올

양전자(positron) 8월 20, 2010 전자의 반입자(反粒子).오스트리아의 E. 슈뢰딩거와 독일의 W. 하이젠베르크에 의해 양자역학이론이 정립된 후, 영국의 P. A. M. 디랙은 스핀이 1/2인 전자가 따라야 할 상�

www.science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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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다시 에반게리온으로 돌아가서, 양전자포는 왜 이렇게 강력한 것일까?

 

양전자는 물질과 닿으면 쌍소멸(pair annihilation)을 일으키는데, 쌍소멸이 일어나면 반응하는 물질의 질량이 E=mc² 공식에 의해 에너지로 변환된다. 이는 핵분열이나 핵융합에 의한 에너지 보다 압도적으로 높다고 한다.

 

양전자 1g이 물질과 반응해서 터지는 에너지는 이론상 1.8×10^14 J,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배에 달한다.

 

그래서 초호기는 양전자포로 라미엘을 물리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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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게리온 제16화에는 제12사도 레리엘이 만든 '디락꾸의 바다(디랙의 바다)'에 초호기가 빠져들어가는 내용이 나온다. 리츠코 박사가 초호기를 꺼내오기 위해 자위대가 가진 모든 N2 폭탄을 투하하면 초호기를 꺼낼 수 있다는 브리핑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파일럿의 생명 보다 초호기 회수를 우선한다고 했다가, 미사토에게 뺨싸대기를 맞지만..

 

이 부분은 쌍생성을 이용한 설정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작전이 시작되기 직전에 초호기의 코어에 있던 신지의 엄마가 초호기를 각성시켜 레리엘을 찢고 디랙의 바다에서 탈출하게 된다.

 

정말 안노 당신은 대체..

 

디랙의 바다에 빠지는 초호기
위의 얼룩무늬 구는 실체가 아닌 그림자였다. 즉 고차원의 존재
디랙의 바다를 설명하는 리츠코
미사토에게 뺨맞는 리츠코
레리엘을 찢고나오는 초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