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웨어러블 심전도 장치의 건보 진입에 대한 우려

jjjpapa 2020. 5. 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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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심전도 측정 건보 진입에 ‘우려’ 쏟아내는 醫 - 청년의사

정부가 스마트워치 심전도 측정을 신의료기술 평가도 거치지 않고 의료행위로 인정하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대한임상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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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를 굳이 비대면 진료라고 칭하며, 원격의료의 정착을 추진하겠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발표 이후, 무엇이 그렇게 급했는지, 신의료기술 평가도 없이 모 업체의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 워치가 건강 보험 급여에 편입되었다.

 

이전 포스팅한 내용에서도 여러 차례 밝힌 것 처럼, 원격 의료가 점점 더 실현 가능해지고, 어쩔 수 없이 원격의료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검증과 사회적 합의가 없이는 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가 원격의료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가 없다.

 

지금은 원격의료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힘 보다는, 원격의료와 관련된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더많은 의견을 나눠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환자 중심의 케어(patient-centered care)를 구현하려면 서비스 대상자 입장에서 웨어러블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와 욕구가 정말로 절실한지가 무엇보다도 관건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선보인 손목밴드, 스마트워치, 신발, 목걸이, 안경 등의 다양한 형태를 가진 많은 디바이스들은 얼리어답터를 제외한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욕구와 필요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대면진료에서도 만성질환자들의 건강 관리 욕구와 의지를 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과연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정말 환자의 자기 관리(self management)를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

 

여기에서 한가지 더 원격의료와 관련한 심각한 문제점을 추가하자면, 데이터의 보안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의학은 오랜 시간동안 희귀한 사례 연구 보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질병 원인 연구와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에 의해 발전해왔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 데이터 처리 기술을 이용하면, 손쉽게 필요 이상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일선의 의료기관 또한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자율점검 등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런데 공보험인 건강보험 재정으로 설립되었고, 법에 따라 국민의 건강진료정보를 축적하는 심평원이 영리기업의 속성을 잘 알면서도 개인정보를 수수료를 받고 KB 생명보험 등 8개 민간보험사에 판매한 일도 있었다.

(참고기사 : "심평원의 의료정보 장사, '사고'가 아니다." 프레시안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74792?no=174792 )

심평원의 의료 정보 장사, '사고'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민간 보험사에 진료정보를 팔았다고 뭇매를 맞았다(☞관련 기사 : 정춘숙 "심평원, 6000만 명 진료자료 민간보험사에 넘겨", "심평원, 민간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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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건강정보가 의료 분야 뿐 아니라, 결혼, 취업 등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는 새에 유용된다면 매우 끔찍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명분으로, 개인건강정보를 빅데이터화하여 시장선도, 부가가치 창출, 의료혁명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민감한 개인건강정보가 빅데이터로 처리되는 것은 민간 보험 업계의 숙원으로서, 보험가입자의 개인 정보 활용을 더욱 쉽게 해줄 수 있다. 이는 현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보장성 강화나, 건강보험의 공공성 확보 공약과도 배치되는 일이기에 더욱 실망스럽다. 

 

국가의료제도(NHS) 기반의 영국도 개인정보보호 이슈로 인해 현재는 빅데이터사업인 care.data를 중지한 상태란 점을 떠올리면, 지금 추진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인지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사생활 감시가 허용되고 있는 시기에 나온 원격의료, 웨어러블 디바이스 이슈들로 '빅브라더'가 떠오르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많은 의료계 단체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이번 일은 반드시 재고되기를 바란다.

 

조지 오웰,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