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중계권에도 봄날은 올까?
(기사) K리그 중계권’ 통합 마케팅, 왜 실패로 끝났나(http://a.msn.com/02/ko-kr/BBYVT63?ocid
코로나로 인해 K리그 개막이 연기되었지만, 작년 시즌 관중이 늘어나고 축구의 인기가 높아져 내심 기대하고 있던 2020년 K리그 중계권 판매가 녹록치 않다는 기사이다.
마지막까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 전북과 울산의 우승 경쟁, 새로 개장한 스타디움에서 거의 매경기 만원 관중을 이끌어냈던 대구FC, 치열했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루고 3수만에 승격에 성공한 부산아이파크 등, 그동안 외면받았던 K리그의 재미를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도 한껏 고무되어, 2020년 K리그 중계권을 국가대표 경기 중계권과 통합해서 작년 150억에서 250억 인상 목표로 입찰을 진행했다고 한다.
지나치게 국가대표 경기에만 관중이 몰리는 대한민국 특유의 축구 문화 때문에, K리그 중계권료를 최대한 받기 위해서는 국대 경기 중계권과 통합해서 팔 수 밖에 없다는 축협의 항변도 있었다.
대한민국 축구 시스템은,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학교 공부는 뒤로 하고 훈련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여 성장하고, 그마저도 초등학교 등록 축구선수 대비 프로리그 축구 선수는 1%도 되지 않는 확률로 과정 보다는 결과를 강요받는, 철저한 엘리트식 선수 양성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렇게 열악하고 냉정한 현실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들 개개인은 상상을 초월하는 열정과 노력을 이어갔고, 국가대표 축구팀은 통산 10회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K리그의 팀들은 AFC챔피언스 리그에 수차례 우승하였으며, EPL, 분데스리가 등 세계 유수의 리그에 활약하는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다.
이렇게 대한민국 축구의 높은 위상을 생각할 때, 모국의 축구 요람이라 할 수 있는 K리그의 중계권료는 이상하리만치 낮은 편이다. 국대경기 중계권료와 합쳐서 연간 150억이면, 투박하게 반으로 나눠서 K리그 중계권료가 75억 수준이라는 건데, 아시아 내에서 우리와 비교할 수 있는 일본의 J리그는 약 2200억 원이며 중국 CSL은 2600억 원 정도다.
호주 A리그의 경우 국가대표팀 경기 중계권과 통합계약을 체결했는데 연간 약 500억원이다. 이번 KFA와 연맹이 제시한 최소 금액보다 2배나 많다.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태국 프로리그도 영국 최대 미디어그룹인 퍼폼 계열사 DAZN와 777억원 수준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 축구의 중계권료가 얼마나 적은 금액인지를 알 수 있다.
출처 : http://m.sportsworldi.com/view/20191127505205#csidxdbb5ad7f7a46d80995bdae56c871e64
많은 사람들이 K리그 보면 관중이 없으니 지루하고 보는 맛이 안난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중계권료를 올릴 생각만 하냐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자본이 몰리는 곳은 사람이 모이게 되어있다. 그렇게 사람이 모였을 때 K리그가 가진 가능성과 재미를 보여주면 기회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9년의 대구FC가 그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지속적인 인기 보장을 위해서는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좀 더 스마트해져야 한다.
여기서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 종목에서, 비록 지금은 거품 논란이 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어떻게 중계권료를 높여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프로야구의 인기가 지금과 같이 않았고, 중계권료라는 프로스포츠 협회의 중요한 수익원이 있었음에도, KBO는 잘 모르는 분야라 프로야구 중계가 TV로 잘 방송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같은 경기도 여러 채널에서 볼 수 있지만, 그때 생각해보면 중요한 경기인데 TV로 못봐서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중계권료가 중요한 수익사업이라는 것을 알게된 KBO는 KBOP라는 마케팅 자회사를 만들었고, 높아진 프로야구 인기, 종편 채널 확대라는 기회를 이용해서 중계권료를 대폭 올리고, 이를 각 구단에 엄격하게 분배를 함으로써, 각 구단 들이 홍보효과와 구단 경영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TV에서 자주 노출되니 프로야구의 인기는 더욱 올라가고 따라서 다음 중계권료도 같이 상승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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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내용에 관심을 가졌던 건, 우리 아이들과 아이 친구들도 축구를 너무 좋아하고, 우리 축구 국대도 국제대회 성적이 나쁘다고 볼 수 없는데, 유독 국내에서는 병장 축구, 아재, 조기축구회, 뒷풀이 술자리 등등 축구라는 스포츠의 이미지가 쿨하지 못하고, 케이리그도 인기가 너무 바닥을 쳐서 찾아보니 알게된 것들이다.
대한민국보다 경제력도 낮고, 국제대회 성적도 좋지 않은 태국프로축구(TPL)의 중계권료가 우리 K리그 보다 10배 정도라는게 잘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한국 특유의 선후배 정서, 온정주의 등이 대한축구협회/프로축구연맹 행정과 홍보의 안이함, 팬들의 이탈과 수익사업 발전의 저해를 가져왔다고 확신한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동안 쇄신을 약속하고 좋은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축구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좋은 K리그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합당한 중계권료를 받을 수 있기를 응원한다.